(서울=우리뉴스) 김시아 기자 = 지난 17일 배우 최민식이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해 “극장 가격이 많이 올랐다. 좀 내려라. 나라도 안 간다”고 한 발언이 영화 티켓가격 논란에 다시 불을 붙이며 연일 뜨거운 감자로 논란이 되고 있다.
최민식의 발언을 카이스트 이병태 교수가 저격한 데 이어 CGV는 오는 26일~29일까지 티켓값 7000원 이벤트를 내걸었다.
카이스트 이병태 교수는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팬데믹 중에 영화관은 부도 위기에 직면했었는데, 최민식은 출연료를 자신의 영화를 상영해 주는 극장을 위해 기부라도 했었나"며 비판한 데 이어 22일 ‘나는 왜 최민식을 저격했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교수는 "발언의 비논리성을 지적한 것"이라며 “영화 관람료가 비싸다고 내지르기 전에 극장 사업을 하는 기업들의 재무제표라도 한번 살펴보았나. 그들의 수익성이 얼마나 된다고 영화표 가격 올려 독과점 초과 이익을 내는 양 주장하는 것인지 한심해서 한 소리다”라며 날선 비판을 했다.
다시 한번 최민식의 발언을 두고 "우리가 '강남 좌파'라고 하는 사람들의 전형적인 사고 체계"라며"극장 회사가 가격을 내리라는 것은 그 회사 주주들이 돈을 내라는 것인데, 그 인심은 본인이 쓴다는 것이다. 강남 좌파들 위선의 언어의 전형"이라고 강도높게 지적했다.
최민식의 발언을 두고 영화계와 대중들도 논쟁을 벌였다. 소신발언을 했다고 엄지척을 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영화계 원로로서 다소 가벼운 발언을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코로나19 이후 어려워진 영화계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의 발언으로 부적절하지 않았냐는 의견이다.
영화계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관객수가 급감한 것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해왔다.
팬데믹 시절 사람들이 코로나 감염을 피하기 위해 집 밖에 잘 나가지 않게 되자 집에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OTT산업이 급격히 발달했다. OTT산업의 발달은 집에서 감상할 수 있는 양질의 콘텐츠가 쏟아지는데 굳이 영화관까지 가야 하냐는 흐름으로 이어졌다.
이렇게 영화관을 찾는 관객들이 줄어들자 영화관의 적자폭은 자연스레 커졌다. 적자가 감당되지 않는 영화관들은 티켓 가격을 해마다 1000원씩 올리다시피 했다. 비용절감을 위해 직원수를 줄였고 이는 서비스 하향으로 이어졌다. 관객들은 가격은 올랐는데 서비스 질은 떨어졌다며 볼멘소리를 하기도 한다.
현재 영화 티켓가격은 평일 1만4000원, 주말 1만5000원으로 형성되어 있다. 지난 몇 해 동안 각종 물가는 급격하게 상승했는데 영화 티켓가격에만 불만이 쏟아져나오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말도 나온다.
게다가 통신사 할인 등 각종 할인을 통해 정가에 영화를 보는 사람은 별로 없다. 과연 티켓가격이 문제일까? 이번 CGV 이벤트처럼 티켓가격을 대폭 할인하는 이벤트도 종종 열리고 있다. 티켓가격을 다소 내리면 관객수가 조금은 늘 수도 있겠지만 관객들이 예전만큼 영화관을 찾을지 의문이 드는 부분이다.
팬데믹 이후 영화계 판도는 분명하게 달라졌다. 팬데믹 이전에는 가족, 연인, 친구들이 여가를 즐기기 위해 영화관을 쉽게 찾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지금의 관객들은 영화가 질적으로 우수하고 재미가 있는지 시사회 반응 등을 꼼꼼히 체크해 극장을 찾는다.
천만관객을 돌파했던 '파묘' '서울의 봄' 등의 영화 역시 입소문을 타고 흥행에 성공했다. 작품성 면에서는 조금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기존 팬층이 단단한 시리즈 '범죄도시4' 역시 천만 관객 돌파에 성공했다.
사람들은 영화 티켓 정가가 비싸다고 쉽게 말하면서도 볼만한 영화가 있으면 또 쉽게 극장을 찾기도 한다.
영화계 관계자들은 이제 정말 중요한 것은 '콘텐츠'라고 입을 모은다. 흥미진진한 OTT가 쏟아져나오는 지금의 현실을 극복하려면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힘을 써야 할 시기라고 말한다. 하지만 제작사들은 이미 적자를 너무 많이 봐서 더 이상 영화를 제작하기도 힘들다고 하소연한다.
영화산업이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티켓가격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를 제작자, 멀티플렉스, 배우 등 영화 관계자 모두가 함께 더 깊게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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