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리뉴스) 이가은 기자 = ‘누산타라 바루, 인도네시아 마주(Nusantara Baru, Indonesia Maju·영어로New Nusantara, Developed Indonesia).’
지난 8월 17일로 독립 79주년을 맞은 인도네시아의 올해 독립 기념일의 슬로건이다. ‘새로운 누산타라, 개발된 인도네시아’라는 뜻. 새로운 수도 누산트라 건설을 바탕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인도네시아의 역할을 재확인하고, 더욱 강력하고 통합된 나라를 구축하겠다는 비전을 담았다.
인도네시아의 새로운 수도가 될 누산트라는 현재 건설이 진행 중이다. 지난 6월 기준으로 기본 인프라의 약 63% 완료됐고 정부 청사, 학교, 병원 등 주요 시설이 포함된 정부 구역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 전체 정부 구역의 75% 이상이 녹지로 유지되며, 모든 건물은 환경친화적인 건축 방법을 사용한다. 2045년까지 모든 에너지 수요를 재생 에너지로 충당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가 수도를 이전하는 이유는 자카르타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가라앉고 있는 도시이기 때문이다. 자카르타는 매년 약 10cm씩 가라앉고 있으며, 그 원인은 지하수 과잉 추출과 해수면 상승이다. 자카르타 북부 지역은 이미 해수면 아래에 있는 상태이고 이 때문에 홍수와 침수 피해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 수도 이전이었다.
태국의 수도 방콕도 해수면 상승과 지반 침하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방콕은 매년 약 2cm씩 가라앉고 있으며, 이는 주로 지하수 추출과 도시 개발에 따른 것이다. 방콕의 해안 지역은 이미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침수 위험이 커지고 있는데 이는 1,100만 명의 주민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에는 방콕이 바다에 잠길 날이 머지않았다는 구체적인 경고도 나왔다. 태국 국가연구위원회 전 위원인 아누손 탐마자이 씨는 앞으로 7~8년 안에 방콕이 바다에 잠길 수 있다면서 정부는 효과적인 대비책을 즉각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린피스의 조사에 따르면, 방콕의 80% 이상이 물에 잠기면 경제적 피해는 약 18조 6,000억 바트(약 727조 6,3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방콕의 일부 지역에서는 집을 높은 기둥 위에 짓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중국 상하이도 해수면 상승과 지반 침하로 인해 큰 위협을 받는 도시이다. 상하이는 매년 약 2cm씩 가라앉고 있으며, 지하수 추출과 도시 개발이 그 원인이다. 인구 밀집 지역은 특히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침수 위험이 커지고 있으며, 수백만 명 이상의 주민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본의 여러 해안 도시도 해수면 상승의 위협을 받고 있다. 특히 요코하마나 고베와 같은 대도시는 지반 침하와 해수면 상승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기후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대응이 어려워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국토 곳곳에서 해수면 상승의 영향을 받고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에 따르면, 한국의 해수면은 매년 약 2.97mm씩 높아지고 있다. 특히 부산과 제주도와 같은 해안 지역은 해수면 상승과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증가 추세다. 부산의 해운대 마린시티는 태풍과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빈번한 침수 피해를 겪고 있으며, 제주도의 경우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관광지 일부가 폐쇄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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