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리뉴스) 송민교 기자 = 푸바오 영화 '안녕, 할부지'가 새드엔딩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개봉 첫날인 4일 휴지를 한 웅큼 챙겨서 극장을 찾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에도 울었다. 이번에는 아주 눈물, 콧물 범벅이됐다. 이로써 울보 확정이다. 그럼에도 ‘안녕, 할부지’를 추천한다.
오전에 다른 일정이 있어 메가박스 '더부티크 스위트' 좌석을 급하게 예매했다. 티켓 가격은 35,000원(금요일, 주말, 공휴일은 4만원). 지난번 CGV IMAX관과 같은 가격이었다. 물론 더부티크 스위트도 내돈내산(내 돈으로 내가 산다)한 적이 없는데 오늘도 회사 찬스를 써봤다.
두 상영관을 비교해 보자면 CGV IMAX관은 거대한 스크린과 대인원을 수용하는 공연장 스타일이었다면 더부티크 스위트는 차분하고 프라이빗한 느낌을 줘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더부티크 스위트는 36석 소수 정원이고, 다리를 올릴 수 있는 리클라이너 의자와 슬리퍼, 담요를 제공한다. 또 입장전 음료 1종을 무료로 선택할 수 있다.
의자에 앉자마자 느낌이 너무 좋아서 놀랐는데 주변에서 "어머! 이 의자 어디꺼지? 너무 편해서 잠 올것 같다"라는 얘기가 들렸다. 슬리퍼로 갈아 신고 다리를 쭉 피고 반쯤 누워 탄산수 한 모금을 마시며 영화 시작을 기다렸다.
서서히 암전이 되고 화면에 갓 태어난 푸바오의 모습이 나타났다. 영화는 푸바오가 떠나기 전 3개월의 이별 과정과 재회를 담았다. 결국 이별로 끝날 이 이야기는 그 끝을 알기에 더 애틋하게 느껴졌다. 특히 푸바오와 주키퍼들의 서사는 푸바오를 단순히 귀여운 동물이 아닌 하나의 가족으로 받아들이게 했다.
사실 푸바오 열풍에 대한 의문이 있었는데 영화를 보며 깨달을 수 있었다. 푸바오는 저마다의 힘든 시기에 존재만으로 치유를 주는 대상이었던 것이다. 반려동물을 키운 경험이 있다면 푸바오의 인기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과 동물은 말이 통하지 않지만 그 존재가 주는 눈빛 하나, 몸짓 하나에도 교감과 행복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이 아니더라도 가족, 연인 같이 사랑하는 존재를 푸바오에 대입해 볼 수 있다. 기자의 경우에는 4살짜리 아들이 생각났다. 요즘 자꾸만 다리에 메달리는 그 녀석과 주키퍼들의 다리에 메달리는 푸바오의 모습이 겹쳐 보여 눈물이 났다.
이 영화는 푸바오와의 이별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이별도 함께 담아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사랑과 이별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일종의 스포일러가 될 수 있지만 푸바오를 중국으로 보내기 하루 전 날 강철원 주키퍼의 어머니께서 돌아가셨다. 어머니 장례를 다 치루지 못하고 푸바오와 마지막 이별길에 오른 강철원 주키퍼의 모습에 극장은 울음 바다가 됐다.
또 시종일관 유머와 장난기 넘치던 송영관 주키퍼가 푸바오가 떠난 방을 치우며 흐느껴 우는 모습에서 이별의 아픔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는 영화 속에서 “이별한다고 누군가를 잊지는 않잖아요. 이미 푸바오는 우리 가족이기 때문에 저는 잊혀 지지 않을것 같습니다” 라고 말해 울림을 준다.
영화가 끝나고 화장실에 가서 얼굴 정리를 하다가 눈물을 훔치며 들어오는 관객 A씨를 만났다. 기자가 “혹시 푸바오 영화 보고 오셨어요?” 라고 물으니 서로의 모습을 보고 웃음이 났다. A씨는 “원래 푸바오를 좋아해서 영화를 보러 왔다. 행복을 줬던 아이인데 중국에서도 잘 지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뒤이어 만난 관객 B씨는 “회사 동료들과 함께 영화를 봤는데 눈물이 나서 혼났다. 푸바오도 푸바오지만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이 나 많이 울었다” 라고 감상을 전했다.
마음을 추스리고 굿즈가 있는지 메가박스 매표소에 방문하니 지금은 포스터를 받을 수 있고, 7일부터는 선착순으로 푸바오 부채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CGV는 선착순 TTT(That's The Ticket), 롯데시네마는 시그니처 무비 씰, 씨네Q는 스페셜 티켓을 증정한다. 이 외에도 영화관에 따라 푸바오 관련 팝콘과 굿즈들을 판매하고 있으니 각 영화관 이벤트란을 보고 원하는 굿즈에 따라 영화관 선택에 참고할 수 있다.
서정적이고 눈물 포인트가 많은 '안녕, 할부지'는 휴지나 손수건을 꼭 챙기라는 시사회 후기를 보며 어떤 부분이 그렇게 슬픈건지 분석을 하러 갔는데, 이번 영화는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보는 영화였다. 왜 푸바오가 인기가 많은지, 푸바오가 떠난 것이 왜 그렇게 슬픈건지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저 마음을 열고 보면 다 알 수 있었다. 휴지는 넉넉히 챙기는 것이 좋다. ‘행복을 주는 보물’이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푸바오가 많은 이들에게 행복을 주었던 것처럼 어디서든 행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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